제작사(자?) - Studio Pixel : http://hp.vector.co.jp/authors/VA022293/)
출시연도 : 2004
플랫폼 : PC
특징 : 제작기간 5년, 굉장히 저용량. 치밀한 구성, 미쿡에 팬층이 있음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서비스 : 프리웨어(http://www.miraigamer.net/cav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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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에 느꼈던 그 기분을 다시 한 번

 80년대. 픽셀 스타일 그래픽을 기반으로 하는 도트 캐릭터들이 움직이던 게임들(물론, 그 중심에는 배관공이 있었다). 그 게임들을 플레이하며 자라온 80년대 올드 스타일 게이머들은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과거의 게임들을 회상하곤 한다(본인도 그 중 하나다. 많이 플레이한 것은 없지만 보고 들은 건 꽤 많아서..). 그리고 그 게임들은 하나같이 뇌리에 파고들어, 지금도 게임을 해 보면 언제나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들이었다.

 시대가 흘러 폴리곤 덩어리들의 캐릭터가 난립하는 현재의 게임들이 판을 치고 있다지만. 2D, 특히 도트가 튀는 캐릭터들의 움직임도 그 나름대로의 미학이 있다. 2D만이 보여줄 수 잇는 그 투박하면서도 어딘가 정겨운, 한적한 농촌 같은(비유가 이상한가?) 분위기를 풍기는 그런 게임. 그런 게임은 3D에서는 나오기 힘든 물건이다(4D 복싱(주 1)같은 괴상한 물건은 기억에서 비우자).  아무튼. 그런 향수를 자극하는 게임이 나온 것만으로 나에게는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케이브 스토리. 원제 동굴 이야기가 그 게임인 것.

 이 게임은 철저한 픽셀 그래픽(일명 도트로 불리는)과 미디 음원(그것도 8비트)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게임으로, 제작자는 일본인 프로그래머, 1인이 제작한 것이었기 때문에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모두 합쳐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물건이라고 한다. 픽셀에 공들인 시간이 프로그래밍보다 더 들었을 걸 생각하면 왠지 제작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

그렇다고 해서 한 부분에 너무 치중한 것도 아니다. 총 3개나 되는 엔딩, 조건에 따라 분기되는 이야기, 던전 배치 등 모든 조건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게임 안에서 보이며, 이 요소 하나하나가 게임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다. 이 부분은 기획자라고 해도 쉽게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아무튼 훌륭하다, 정말로... 서두가 길었다. 본격적으로 게임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 기본에 충실한 게임

 이 게임은 기본에 충실하다.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액션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이 액션이 모두 게임 안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조작해 둔 것이 그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은 점프와 무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맵을 전진하고 장애물을 피해 나가며, 적들과 맞서 싸운다. 가장 기본적인 조작을 베이스로 아이템의 도움을 얻어 진행하는 방식은 과거 애매하지만 모험이라는 뜻으로 통용된 어드벤처 장르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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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공격, 점프, 가장 기본적인 동작으로 게임의 모든 진행이 가능하다>

 시나리오 역시 게임의 내용에 걸맞게 잘 구성되어 있다. 단편으로 구성된 게임이지만 이야기의 분기가 설정되어 있고, 조건을 만족시키면 진정한 엔딩을 볼 수 있는 등(대신 난이도 상승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도전요소를 제공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물론, 그에 대한 보상은 나름대로 여운을 주는 스토리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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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이 장면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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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의 이벤트 장면으로 스토리에 대한 비중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운드와 그래픽. 이건 말할 것도 없이 내 기준에서는 최고다. 과거 느낌이 나는 8비트 음원과 픽셀 그래픽의 조합은 이 게임에 애착을 가지게 한다. 또한 스테이지 분위기와 배경음악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이질감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도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

* 다만...

 다만. 스토리에 비해 플레이타임은 정말 짧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노멀 엔딩쯤은 끝낼 수 있는 난이도이기 때문에(물론, 진엔딩은 엄청난 숙련을 필요로 한다). 체감하게 되는 플레이타임은 길어봐야 10시간 이내인 것이 사실. 보스전의 난이도도 그다지 높지 않아서, 스토리와 무관하게 킬링타임용으로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짧은 플레이타임은 악재.

 무기의 용도가 생각만큼 많이 이용되지 않았던 것도 아쉬웠다. 다양한 무기를 얻고, 교환 이벤트로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쓸만한 무기가 몇 되지 않고, 최강의 무기를 얻어버리면 더 이상의 무기를 얻는 게 무의미해져 버려, 게임이 쉽게 식상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정말로, 로켓 런처는 게임 중에서 쓴 일이 거의 없었다. 10회 이내였던가..). 아. 정말로 무기를 쓰고 싶은 경우라면, 그 무기만으로 보스를 잡는 야리코미(주 2).....외애는 쓸 일이 없을 정도.

* 그래도......

 그래도 이 게임은 좋다. 제작자의 정성도 정성이지만. 무엇보다도 게임이 살아있다는 걸 오랜만에 느끼게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사람과 사람 사이를 중시하는 온라인 게임은, 왜인지 모르게 그 생명이 없는 껍데기뿐인 것 같아 거리를 두고 있다). 어떤 것이 게임의 본 모습일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게임. 단순히 '이게 뭐야. 그래픽 졸라 구려, 재미없어'라고 하기 이전에. 이 게임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플레이해본다면 다른 모습으로 당신 앞에 나타나 있지 않을까.

* 플레이 할 사람 : 고전 게임이 좋아요 / 지루한데 재미있는 걸 찾고 싶어요
* 플레이하면 안되는 사람 : 도트는 구시대의 유물이에요 / 8비트? 그게 뭔가요 먹는건가요
* 주요 포인트 : 스토리, 분기점, 게임 스타일
* 주의사항 : 음악에 중독될지도 모름, 에뮬레이터로 과거 게임을 하게 될 가능성 있음

주 1. 벡터 그래픽을 기반으로 2D를 이용해 3D로 어설프게 만들어 낸 복싱 게임. 폴리곤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인체비례 따위는 깡그리 무시되었으며,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몸통은 와이어로, 상대는 형체불명의 벡터 그래픽으로 나온 게임이었다. 당시 복싱의 주류는 이처럼 자신을 1인칭 실루엣으로 표시하고, 상대를 보여주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게임은... 하다간 밤에 악몽을 꿀 정도로 무서운 그래픽(여러 가지 의미로). '어둠 속에 나홀로 1'이 생각난다.

주 2. 야리코미는 일종의 극한 플레이로, 파이널 판타지 5에서 최저레벨로 최종보스 잡기라던가. 혹은 딱총 하나로 모든 던전 재패라던가, 필살기, 가드 사용하지 말고 기본기로만 보스를 때려잡는다던가... 등등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을 말한다. 거의 이런 것들을 보내는 사람은 괴수로 불리는 자들이 대부분이나. 그 기반에는 완벽한 근성과 노력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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